확실히 예전에 비해 일상의 생각을 기록하거나, 문서를 생산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클라우드에 자동 저장되거나 SNS를 통해 공유하고, AI는 원하는 정보를 찾고 문서를 꾸미는 단계까지 도움을 주며, 언제든 메모 앱을 열어 크고 작은 생각들을 수시로 저장하는 시대인데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들도 있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엔 내용을 알 수 없는 문서나 폴더가 가득하고, 메모 앱에 기록했던 내용들은 그냥 잊혀 사라지거나 힘겹게 검색으로 찾아냈던 일입니다. 아마 한번 혹은 그 이상 경험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완벽하지 않지만, 디지털 데이터를 쉽게 정리하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는 ‘PARA’라는 정보 관리법입니다. 생소하겠지만 결코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인데요. 복잡한 건 빼고 핵심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PARA 정보 관리법 소개
‘PARA’가 뭔가요?
‘PARA’는 미국에 있는 ‘Forte Lab’이란 회사에서 만든 디지털 정보 관리법입니다. 이 방법론은 인생의 모든 정보를 아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심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며, 각 분류의 첫글자를 따서 ‘PARA’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
- 프로젝트(Project): 명확한 목표와 기한을 가진 일련의 작업(Tasks)들입니다. 프로젝트는 정해진 기한 안에 완료되어야 하며, 결과는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지금 작성 중인 블로그 글쓰기나 여러분들이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들, 이사계획, 대학생이라면 수업시간표 작성이나 과제수행 등이 있겠네요.
- 영역(Areas): 여러분들의 개인적/업무적 관심사 중에서 주기적 혹은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기준이 있는 활동들입니다. 여기에는 내 일과 인생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들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법들, 투자나 대출 등의 재정관리, 자기계발을 위한 영어공부, 내 업무 관련으로 필요한 정보 등이 포함되겠네요.
- 리소스(Resources):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나 테마들입니다. 주기적/반복적인 작업이 없으며 특별한 목표는 없지만 관심을 가진 대상의 정보입니다. 예를 들면, 읽고 싶은 도서목록, 즐겨듣는 음악들, 가고 싶은 여행지 정보, 맛집 목록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아카이브(Archive): 위 3가지에 속하지 않거나, 3가지로 분류되었으나 현재는 속하지 않는 정보들입니다. 완료되었거나 보류 중인 프로젝트, 더 이상 활동이 없는 영역에 속한 정보들, 관심이 없어진 리소스에 속한 정보들이 아카이브로 옮겨질 수 있습니다
‘PARA’의 장/단점
글을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이 방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보 분류법의 장점이라 생각하는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일단 기억해야 할 정보는 위 4가지(프로젝트, 영역, 리소스, 아카이브)뿐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정리했던 폴더나 메모를 ‘PARA’에 맞춰 재정리만 해도, 당장 내가 어떤 우선순위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만 잘 정리해도, 내가 현재 어떤 업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습니다.
2. 100% 완벽할 필요가 없다.
‘PARA’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만 이해하고 사용해도 이전보다 훨씬 내가 가진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3. 어떤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PARA’는 특정 앱의 기능이 아니라, 정보를 정리하는 개념입니다. 때문에 요즘 나와있는 어떤 메모앱이나 향후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모나 클라우드, 내 컴퓨터 디렉토리에 동일하게 적용하여 정보분류를 일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을텐데요. 개인적으론 ‘영역(Areas)과 리소스(Resources)의 구분이 어렵다는 점이 좀 불편했습니다. 전 주기적인 작업여부와 개인적인 중요도에 따라 2가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만, 개개인마다 조금은 사정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ARA 정리법 사용팁 소개
일단 시작하세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PARA를 적용할 폴더나 메모앱에 ‘Projects’, ‘Area’, “Resources’, ‘Archive’ 4개 폴더나 카테고리를 만들고, 기존 정보들을 분류하는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각 폴더를 모두 채워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선은 프로젝트(Projects)와 영역(Areas) 폴더만 먼저 채워도 내가 현재 우선순위를 높여해야 할 일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복되는 말 입니다만 어설프고 틀려도 괜찮습니다.
프로젝트는 세부작업으로 나누고, 관련 정보는 프로젝트 하위로 모아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목적은 업무적 혹은 개인적으로 성장하기 위함이며, 성장은 성취감과 함께 발생합니다. 때문에 프로젝트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프로젝트를 너무 큰 단위로 정의하면 진행기간이 길어지고 나의 기여도를 알 수 없어 성취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프로젝트를 작은 세부작업으로 나누고, 각 세부작업이 단계적으로 완결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마라톤 완주’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정했다면, ‘완주’ 하나만 목표로 설정하는 것보단, ‘5Km, 10Km, 하프, 완주’와 같은 형태로 세부작업을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동기부여와 성취감을 얻기 좋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참고정보들은 프로젝트 하위로 묶어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분이 다시 어떤 정보를 떠올릴 때, 도서관과 같은 주제식 접근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정리해 두었던 정보인지를 기억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정의한 ‘2023년 마라톤 완주’에 필요한 운동화 정보는 ‘리소스’ 하위 ‘신발/운동화’ 폴더보단 프로젝트 하위에 ‘운동장비’ 혹은 ‘관련정보’ 등으로 정리하는 것이 추후에 다시 마라톤에 참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관련 정보를 공유할 때 훨씬 활용하기 좋습니다.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적절하게 과업위치를 이동하세요.
‘PARA’정리법의 묘미는 완료된 프로젝트를 영역(Area)나 아카이브(Archive)로 넘기고, 영역(Area)이나 리소스(Resource)로 관심 두었던 일들을 다시 프로젝트(Project)로 이동하는 업데이트에 있습니다.
어느 누구나 쓸 수 있는 노력과 열정은 유한합니다. 때문에 내가 현재 어떤 일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정리되는 것 만으로 남들보다 하루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평소 관심사가 중요한 프로젝트로 옮겨졌을 때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글을 시작할 때부터 말씀드렸습니다만 ‘PARA’정리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 봐도 ‘PARA’ 정리법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실제로 써 보시면 생각지 못한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정리법은 나의 관심사를 우선순위 순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 하나로도 의미있고 유용합니다. 그리고, 완벽한 시스템이 없듯 여러분에게 맞게 이 정리법을 변형해서 사용한다면 그게 정답입니다.
연초와 연말엔 많은 분들이 인생계획을 세웁니다. 계획은 언제나 실행과 기록을 동반하는데요. 하지만, 꾸준히 흔들림 없이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어쩌면 어떤 순간에는 기록이 여러분들의 실행력을 도울지도 모릅니다. ‘PARA’정리법이 아니라도 기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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