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텐데'에서 성시경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건 염증 뿐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어느 순간 참 그 말이 와 닿았습니다. 젊었을 땐 좀 과음을 해도, 몇 일 밤샘작업을 해도 뾰루지 하나 생기지 않더니 요즘은 수시로 몸 어딘가에 이유없는 염증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명백한 감염이나 부상이 없어도 종종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해외에서는 '인플라메이징(inflammaging)'이라는 신조어로 이런 노화로 인한 염증을 관리하는 방법들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관련 핵심 내용들만 자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플라메이징이란?
'인플라메이징'은 염증의 인플라메이션(inflammation)과 노화를 의미하는 에이징(aging)을 합친 합성어입니다. 원래는 노화로 인한 만성 저급염증을 의미합니다만, 국내에서는 염증반응으로 유발된 노화라는 의미로 약간 변형되어서 주로 화장품 업체들이 피부노화 치료제품을 판매하는 목적의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플라메이징에서 다루는 만성저급염증은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몇 개월에서 몇 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나타나며
- 특별한 감염이나 부상이 없어도 발생하고
- 급성 염증처럼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지만 오래 지속되고 다른 병들을 유발하며
- 나이가 들면서 점차 증가
염증과 만성 염증의 차이
염증은 본질적으로 우리 몸이 해로운 박테리아나 병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젊었을 때에는 폭음을 한 다음 날 얼굴에 작은 뾰루지가 생기거나, 칼에 베였을 때 상처부위에 열이 나고 딱지가 생기는 것도 결국 염증반응이고 이것은 일종의 신체치료작용으로 인간에게 꼭 필요합니다.
만성 염증도 결국 이러한 자기보호 목적으로 생기는 것인데요. 하지만 만성 염증은 잘 가라앉지 않고 치료효과보단 우리 몸에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성 염증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거나 활성화됩니다만, 일부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시작되기도 하고 스트레스나 비만, 자가면역질환, 흡연, 수면 부족 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좀 더 빨리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특정 약물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ex: 항생제나 제산제 등)에도 만성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규정 이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만성 염증의 문제점과 증상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만성 염증은 주로 노화로 인해서 대부분 사람들에게서 발생합니다. 만성 염증의 문제점은 염증 자체보다 다양한 다른 질병들을 유발한다는 점인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만성 염증은 심혈관 질환이나 제2형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병과 인지 저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만성 신장 질환, 우울증과 불안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한 여성병원에서 30년간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만성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증,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7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수록 만성 염증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생활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의 증상은 피로감, 신체 통증이나 관절 통증, 우울증과 불안, 변비나 설사, 구토, 체중변화(증가 또는 감소), 잦은 감염현상이 있습니다.
만성 염증 검사와 관리
만성 염증은 원인 파악이 어렵고 일반적인 검사법으로 일시적인 염증과 장기적인 염증을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성 염증을 치료하는 것도 매우 까다롭다고 하며,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정확히 진단받기도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유명해진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에서 GLP-1을 포함한 여러 약물로 염증을 줄일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GLP-1약물은 당뇨병과 최근 비만 치료제에서도 사용되는 성분인데 염증관리까지 한다고 하면 정말 마법의 약물 수준이네요;;
하지만 아직 만성 염증을 다스리는 약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현재 우리가 만성 염증을 관리/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1)적당하고 꾸준한 운동 2)금연 3)건강하게 먹고 4)적절한 체중관리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음식들이 염증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 아몬드나 호두 등 견과류
2) 연어나 참치, 고등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
3) 블루베리, 라즈베리, 딸기 등 베리류 과일
4) 토마토와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등 녹색 잎채소
5) 올리브 오일
6) 강황이나 생강 같은 향신료들
반면 붉은 고기류들은 염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도 염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잠을 자는 사이에 뇌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라는 성분을 제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빠질 수 없는 것이 운동인데요. 최소 주 3회, 하루 30~4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권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요가, 필라테스와 같은 근력 운동들도 좋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 20분만 운동해도 체내 염증을 줄일 수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내장지방의 염증활성도를 절반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마무리
나이가 들면서 어딘가 아프거나 붓고 염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무심코 지나쳐선 안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적절한 식단관리와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라 생각하는데요.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뭔가 경각심을 느끼셨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로 뭐라도 건강을 위해 시작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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