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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찾다

족발천재, 분당 정자동 맛집 '윤밀원'

by 동물가족 2023. 7. 30.

전 족발을 좋아합니다. 족발이 가끔 땡길 때가 있죠. 뭔가 굽거나 튀긴 게 아니라, 쫄깃한 식감에 육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고기'가 땡길 때 저는 족발을 찾습니다. 

반대로 물에 빠졌거나 삶은 고기를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마 이런 분들도 이 곳의 족발은 무난히, 또는 한 번 정도 아무 생각 없이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족발이 있습니다. 분당 정자동 족발천재, '윤밀원'입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로 154 1층 
031-714-8388

11:30~21:30 (월~일), 15:30~17:00 브레이크타임, 21:00 라스트오더

가게 위치가 자신감을 말한다.

가게를 옮기고 실내를 넓히다

정용진맛집으로도 유명한 분당 정자동 '윤밀원'
윤밀원의 트레이드 간판, 궁서체에서 진지함이 느껴진다

윤밀원은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미식가에 요리도 수준급으로 하시는 걸로 유명한데요. 이 집 족발에 반해서 가끔 방문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가게 위치를 보면 주인장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현재 위치는 정자동 양지마을 맞은 편인데요. 지하철 수내역에서 약 1km, 버스 정류장에서도 제법 걸어야 하는 위치인데 근처에 주차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근처에 다른 식당들도 있어서, 맘이 바뀌거나 기다리기 애매할 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가게를 언제 옮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윤밀원은 원래 정자3동 이마트 뒤 정자공원 근처 연립주택 밀집지역에 있었습니다. 이곳엔 근처에 다른 식당도 거의 없었습니다. 언제나 윤밀원은 먹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도도하고 자신만만한 느낌이 있는데, 저는 이런 게 좋습니다. 

가볍지 않은 느낌의 나무외관에 대표메뉴들이 적혀있음
가볍지 않은 느낌의 나무외관에 대표메뉴들이 적혀있음

가게 디자인은 이전과 현재 모습이 거의 비슷합니다. 깔끔하면서도 묵직한 한방이 있어보이는 나무 외관에 대표 메뉴인 족발, 양무침, 평양냉면, 칼국수, 양곰탕이 밖에 적혀 있습니다. 

편리한 키오스크 대기 시스템

편리한 키오스크 대기시스템
편리한 키오스크 대기시스템

가게 앞에 키오스크가 있습니다. 전화번호와 인원 수를 입력하면 대기자로 등록되고, 카톡으로 대기인원과 입장호출을 해 줍니다. 키오스크에서 대기자를 등록할 때 족발 주문은 미리 할 수 있으며, 나머지 메뉴는 입장 후에 하실 수 있습니다. 

'테이블링'이란 앱과 연동된다고 하는데, 앱은 오픈시각인 11시 30분 이후에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픈시각에 맞춰 가서 앱을 써 보진 못하고 앱설치만 해 뒀습니다. 

대기등록하면 발송되는 카톡메시지
대기등록하면 발송되는 카톡메시지

카톡은 이렇게 옵니다. 오픈시각에 맞춰갔는데 대기번호가 18번입니다. 다행히 가게를 이전한 후에는 실내가 예전보다 2배 이상 넓어져서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가게 실내모습과 음식들

예전보다 2배 넓어진 실내

예전 가게보다 2배 이상 넓어진 실내
예전 가게보다 2배 이상 넓어진 실내

가게가 엄청 넓어졌습니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모두 주방입니다. 사진에만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9명이 보입니다. 

윤밀원의 메뉴들,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윤밀원의 메뉴들,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메뉴판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집의 메인은 '족발'입니다. 다른 메뉴를 추가하시더라도 족발은 일단 기본으로 주문하시는 게 좋습니다. 2명이면 '반족발', 3명 이상이면 '족발' 사이즈를 추천합니다. 

저는 와이프랑 반족발 하나에 평양냉면, 비빔막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먹고 나서 후회했습니다만, 여기 면류가 양이 많아서 1인 1면은 많이 부담됩니다. 2명이 가시면 반족발에 먹고 싶은 면류 하나 시켜서 면은 나눠 드시는 게 적당해 보입니다. 

족발만큼 땡기는 마법소스

기본 반찬과 식기세팅
기본 반찬과 식기세팅

기본반찬과 식기들이 나왔습니다. 왼쪽에 있는 주전자는 비빔막국수에 부어 먹는 육수인데 새콤달콤한 동치미 맛이 납니다. 평양냉면도 나눠 먹으라고 아예 그릇과 가위를 주셨습니다. 

족발과 함께 뺄 수 없는 특제소스
족발과 함께 뺄 수 없는 특제소스

이 녀석들이 족발의 든든한 지원군들입니다. 윤밀원 족발에는 부추무침과 고수가 함께 나오며, 된장에 무친 마늘도 나옵니다. 사진에 없습니다만 새우젓도 물론 나옵니다. 

하지만 이 지원군의 메인은 가운데 있는 빨간 소스입니다. 전 솔직히 윤밀원 족발 맛을 이 녀석이 최소 50% 정도는 더 올려주는 것 같습니다. 과하지 않은 고추기름 베이스에 마늘과 소금, 그리고 뭔가 익숙한데 알 수 없는 후추느낌의 재료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족발을 찍어먹으면 알싸하고 짭짤한 맛을 내는데요. 윤밀원에 다녀오면 이 소스가 갑자기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모든 분이 똑같으리라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분명 저랑 같은 분 계실 겁니다. 

족발등장! 면은 거들 뿐

윤밀원 대표메뉴 족발 (반족발 사이즈임)
윤밀원 대표메뉴 족발 (반족발 사이즈임)

주인공 족발이 등장했습니다. 반족발 사이즈인데 평범한 인간 2명이 먹기엔 충분합니다. 다른 족발보다 한방재료 냄새가 적고 고기잡내가 없으며 정말 부드럽습니다. 맥주 등 술 한잔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족발은 빨간 특제소스에 찍어서 고수랑 함께 먹는 걸 추천
족발은 빨간 특제소스에 찍어서 고수랑 함께 먹는 걸 추천

족발을 저 빨간 소스에 찍어서 고수랑 함께 먹으면 정말 괜찮습니다. 고수를 못 드시는 분들은 부추도 괜찮습니다만, 이렇게 기름기 많은 고기류에 고수가 정말 잘 어울립니다. 고수를 못 드셔도 한번 시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족발한점에 무절임, 부추무침 올리고 된장마늘이나 특제소스 찍어서 한입에!
족발한점에 무절임, 부추무침 올리고 된장마늘이나 특제소스 찍어서 한입에!

족발 한 점에 무절임과 부추무침 얹고 위에 된장마늘이나 빨간 소스를 좀 올려서 한 번에 드셔도 좋습니다. 글 쓰는 중에 이렇게 침이 나올 수가 있는 걸까요... 

비빔막국수, 고기가 푸짐하고 양이 넉넉함
비빔막국수, 고기가 푸짐하고 양이 넉넉함

제가 주문한 비빔막국수입니다. 면의 양이 보기보다 꽤 많습니다. 위에는 양지고기를 쭉쭉 찢어 올렸는데, 이 고기량도 다른 곳들보다 적지 않습니다. 빨간 양념은 전혀 맵지 않고, 전체적인 맛은 삼삼한 수준입니다. 

평양냉면, 양지가 넉넉하게 올라가 있음
평양냉면, 양지가 넉넉하게 올라가 있음

와이프가 주문한 평양냉면입니다. 여기도 양지고기가 5-6점 푸짐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양도 적지 않아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마무리 및 총평

윤밀원의 메인은 '고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집의 메인은 '고기'입니다. 원탑은 족발이며, 두 번째를 꼽으라면 저는 '양무침'을 선택하겠습니다. 

막국수나 평양냉면, 칼국수도 좋은 식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막국수나 평양냉면, 칼국수는 윤밀원보다 잘하는 곳을 분당 내에서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밀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족발을 드셔야 합니다. 

가게가 넓어졌고 실내도 깔끔합니다만, 인원수가 늘어난 만큼 소음이 커진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언제 방문해도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기엔 좀 소란스러운 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입니다. 그래도 전 가끔 윤밀원에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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