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수많은 산책로가 있습니다만 북한산 자락길은 좀 특별합니다. 이곳은 북악산, 인왕산, 안산 등 대표적인 서울의 명산들을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산책코스인데요. 경사가 완만한 무장애 숲길이자, 전 코스의 90%이상이 데크길로 조성되어 몸이 좀 불편하신 분들도 편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곳은 사계절 각각의 다른 매력이 있고, 주변에는 인왕시장, 포방터시장, 옥천암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있어서 언제 방문하셔도 좋은 산책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올해 마지막 가을단풍을 즐기기 위해 아침 일찍 북한산 자락길을 찾았습니다.
찾아가는 길과 코스 소개
홍제역에서 마을버스로 쉽게 접근
3호선 홍제역 1번출구 쪽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12번을 타시면 북한산 자락길의 시작점인 '실락어린이공원'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일반 버스를 타시면 산골고개 정류장에서 내려서 7~8분 정도 걸어 올라가셔야 하는데, 마을버스를 이용하시면 입구 근처까지 편히 가실 수 있으니 가급적 마을버스를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말씀드린 풍림1차 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했습니다. 날씨가 좀 흐렸지만 기온에서 포근함이 느껴져 왠지 올해 첫눈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보시는 것처럼 하차 지점에서 직진하시다가 첫번째 골목이 나오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꺽어 올라가시면 됩니다.
약간의 경사길이 나타납니다. 아직 북한산 자락길이 시작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전체 자락길 코스를 포함하여 여기 경사가 가장 높은 구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여기가 그렇게 경사가 심하다는 건 아니구요. 누구나 쉽게 가실 수 있는 정도의 길입니다.
길을 따라 3~4분 정도 가시면 이렇게 '실락어린이공원'이라는 간판이 나오는데요. 이 간판을 찾으셨다면 북한산 자락길 입구도 찾으신 것과 같습니다. 북한산 자락길 입구는 실락어린이공원 바로 맞은 편에 있습니다.
입구부터 깔끔하고 예쁜 데크길이 시작됩니다. 뭔가 비밀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의 작은 오솔길같기도 한데요. '북한산자락길' 간판 글씨도 뭔가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북한산 자락길 안내도입니다. 전체 코스는 4.5km이고 중간중간 많은 쉼터와 의자, 화장실, 전망대 등의 편의시설이 있으며 반려동물도 동반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산 자락길은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시작해서 옥천암에서 끝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전체 코스를 도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천천히 가셔도 2시간 정도면 산책길을 완주할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신선한 숲속 공기가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하네요.
북한산 자락길을 걷다
데크길이 지그재그로 난 것이 걷는데 재미를 줍니다. 왠지 영화 '인셉션'에서 봤던 비현실적 느낌도 있는데요. 이렇게 지그재그로 한 것은 높은 경사길을 만들지 않으려다 보니 경사를 낮춘 데크길을 지그재그로 여러 번 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길을 시작한지 10분도 안되어서 정자로 된 쉼터가 나왔습니다. 이곳은 신발을 신은 채로 들어갈 수 있어서 앉아 쉬는 용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요. 여름엔 산길 아래 홍제동 경치도 즐기고, 고마운 그늘과 시원한 바람도 내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락길 곳곳에 이렇게 현재위치를 표시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문제가 생겼을 때 119 등으로 전화해서 저 숫자만 알려주면 내 위치를 찾아올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요. 설계하신 분들의 꼼꼼함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2024년 마지막 단풍놀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날씨가 흐렸지만 포근해서 걷기 좋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살짝 첫 눈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그런 행운은 없었구요. 날씨가 더 추워지면 곧 나뭇잎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락길 코스에 아쉽지 않을만큼 화장실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까지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외관은 꽤 산뜻하고 귀여운 건물이네요. 북한산 자락길을 돌면서 화장실 걱정은 그닥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북한산 자락길 산책 시작 후 20분 정도에 이렇게 홍록 배드민턴장이 나옵니다. 요즘은 산스장이라고 한다죠? 배드민턴장 외에도 몇 가지 운동기구들이 있어서 가벼운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전 아직 상태가 좋아 쉬지 않고 계속 걸었습니다.
북한산 자락길 중간에 이렇게 북한산둘레길로 합류할 수 있는 갈림길들이 자주 나옵니다. 자락길과 둘레길을 구분하는 것은 아주 쉬운데, 데크길이면 자락길, 흙길이거나 계단이 나오면 둘레길로 들어가는 입구라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자락길 산책이 목적이라면 데크길만 따라서 걸어가시면 됩니다.
마지막 가을 데크길이 참 예쁘네요. 데크길 관리 상태가 너무 좋습니다. 데크길이 그냥 쭉 직선으로만 되어 있었다면 산책이 좀 심심하고 지겨울 수 있을텐데, 시선에 끝에서 살짝 꺽여 끝이 보이지 않고 무엇이 나올지 궁금하게 하는 것이 산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북한산 자락길 전망대
여기가 약 2km 지점이었던 것 같은데요. 북한산, 인왕산, 안산과 홍제동까지 내려다 볼 수 있는 북한산 자락길 전망대가 나왔습니다. 현재위치 숫자로도 대략적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잠깐 쉬면서 경치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탁 트인 시야로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 오니 오늘 날씨가 좀 더 화창했으면 좋았겠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생기네요.
제가 영상을 너무 못 찍었습니다만 이런 경치가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산 자락길을 끝내다
전망대에서 잠깐 쉬고 계속 산책을 이어갔습니다. 오른편이 이렇게 시원하게 시야가 뚫여있어서 산책길이 지겹지 않고 계속 긴장감을 줍니다.
중간에 이렇게 포방터시장 쪽에서 합류하는 길도 있습니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려면 꽤 많은 계단을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길로 올라오시는 분들을 봤는데 약간 숨이 가빠 보였습니다.
여기가 거의 절반 지점입니다. 이후로는 내리막길이 더 많은 산책코스로 이어집니다. 벌써 절반이라는 게 좀 아쉽네요.
오른쪽으로 펜스가 설치된 데크길이 나타납니다. 오른쪽 아래로 민가들이 있어서 시선과 소리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조용히 걸었습니다만, 오신다면 특히 이 곳부터는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산책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테크길 바닥 중간중간에 이렇게 '북한산 자락길'이란 표식들이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엔 약간 미끄럽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이렇게 이름을 적어 주는 게 꽤 귀엽습니다.
이젠 1km도 남지 않았네요. 옥천암까지 820m입니다. 길이 편하고 쉬워서 금방 산책이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옥천암 쪽 입구입니다. 제가 시작한 북한산 자락길이 끝나는 지점이기도 한데요. 왼쪽에 보이는 건물을 화장실입니다. 산책로 전체에 화장실이 총 4개 설치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북한산 자락길은 서대문 이음길 여러 산책로 중 하나이며, 훨씬 더 다양한 산책코스가 있습니다. 다음엔 북한산 둘레길과 서대문 이음길 다른 코스도 가 볼 생각입니다.
멀리 옥천암이 보입니다. 작고 고즈넉한 사찰로 왼쪽 아래에 보이는 큰 바위는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된 관세음보살 조각상이 있다고 합니다. 전 이쪽으로 가지 않고 포방터 시장 쪽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할 생각입니다.
마무리
북한산 자락길은 서울 한복판에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 걷기 좋은 산책로입니다. 한번쯤 일부러 방문하셔도 좋을거라 생각하며, 계절마다 한번씩 오셔서 다른 풍경을 즐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인왕산, 북한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데크길이 너무 조화롭고, 전체 코스가 매우 잘 관리되고 있어서 깨끗하고 편리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체 코스는 성인 기준 2시간이면 충분한 정도라, 식사까지 포함하여 4시간쯤 반나절 정도로 즐길 수 있는 좋은 쉼을 제공합니다. 언제쯤 한번 꼭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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