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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찾다

평양냉면 입문코스 + 녹두전 = 강남 '을밀대' + 막걸리

by 동물가족 2024. 10. 12.

 평냉 애호가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평양냉면 전문점 2-3곳 정도는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평냉 전문가급이라 할 순 없지만, 저도 나름 개인적인 평양냉면 초급, 중급, 상급가게 리스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강남 '을밀대'는 개인적으로 평양냉면 입문 혹은 초급자들이 공략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하는데요.

일단 대중교통 편리하고, 평양냉면 기준으론 나름 간간한 편인데다, 같이 나오는 김치가 간이 세기 때문에 입문자 분들도 비교적 쉽게 평양냉면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평냉은 여름에 당연히 좋지만 봄-가을 뿐 아니라 겨울에도 가끔 생각나는 음식이고, 술꾼들에겐 좋은 안주이자 해장음식이기도 한데요. 아직 가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가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입문자들도 접근하기 좋은 평양냉면에 녹두전이 좋은 강남 '을밀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4길 46 쌍용플래티넘밸류 B-147,148,149호
정기 휴일없이 11시~21시 30분까지 영업, 21시에 라스트오더

가게 소개, 위치, 주차 지원 등

신분당선 강남역 2번 출구에서 200m

거리뷰로 찾아본 가게위치
거리뷰로 찾아본 가게위치

 가게는 신분당선 강남역 2번 출구에서 200m거리에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선 걸어서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데 입구가 좀 숨어있는 편이라 처음 가시는 분들은 좀 헤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거리뷰에 보이는 것처럼 쌍용플래티넘벨류 빌딩이 좀 옆건물과 구분이 잘 안됩니다만 강남부동산이 보이는 쪽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시면 빌딩 안쪽에 가게가 있습니다. 

 주차는 이 건물에서 지원되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주차장 입구는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강남역 특성 상 항상 복잡하니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게 가기도 편하고 술도 한 잔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멀리 보이는 을밀대 가게 입구
멀리 보이는 을밀대 가게 입구

 빌딩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대문자 궁서체 느낌의 '을밀대' 간판이 보입니다. 이 가게가 을밀대 본점은 아니고 분점인데, 본점은 마포에 있고 1971년부터 영업한 우리나라 대표 노포 중 하나입니다. 분점이 언제 나왔는지는 잘 모르는데, 형제분들이 각각 하시고 음식 스타일이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본점엔 안 가봤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을밀대 입구사진, 여름엔 대기줄이 매우 김
을밀대 입구사진, 여름엔 대기줄이 매우 김

가게 입구입니다. 여전히 진실의 궁서체 글자들이 보이고 여기도 40년 전통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동절기에는 육개장을 판다고 하는데 전 먹어보지 않았습니다. 여름엔 입구부터 복도까지 길게 줄을 서기 때문에 이렇게 대기없이 바로 입장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노포 느낌이지만 깔끔한 실내

제가 실내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전체적으론 깔끔한 노포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시스템 에어콘도 쓰고 테이블, 의자들도 다 깔끔한데, 사용하는 음식 집기들을 보면 세월이 느껴진다는 정도라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세월이 느껴지는 메뉴판,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 않지만 요즘 가격대가 다 이러함
세월이 느껴지는 메뉴판,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 않지만 요즘 가격대가 다 이러함

 메뉴판입니다. 이 집은 전반적으로 진심의 궁서체를 쓰네요. 메뉴판 귀퉁이 플라스틱이 깨진 것이 세월이 느껴집니다. 냉면으론 쉽지 않은 가격입니다만, 요즘 평냉 가격이 대부분 다 저 정도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집 인기메뉴는 역시 물냉면과 비빔냉면, 그리고 녹두전인데 개인적으로 녹두전은 꼭 같이 드셔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음식 소개

일단 녹두전 + 막걸리로 시작

평양냉면 집에선 빠질 수 없는 면수
평양냉면 집에선 빠질 수 없는 면수

 평양냉면 가게에서 빠질 수 없는 면수부터 나옵니다. 고소한 메밀향 나는 따뜻한 면수 한잔 하시면서 음식을 기다립니다. 저희는 평양냉면과 녹두전, 그리고 막걸리를 주문했습니다. 

세월이 느껴지는 양념통
세월이 느껴지는 양념통

 노란 소쿠리에 각종 양념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녹두전 양념장용 간장, 식초와 후추가루, 평양냉면에도 기호에 따라 넣어먹는 고추가루 등이 있네요. 소쿠리나 식탁에서도 세월이 조금 느껴집니다. 

기본 밑반찬, 빨간 배추김치가 같이 나옴
기본 밑반찬, 빨간 배추김치가 같이 나옴

 밑반찬이 니왔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빨간 배추김치가 나오는데요. 제가 이 집이 초보자 혹은 입문용으로 괜찮다고 했던 이유 중 하나인데요. 간이 센 김치가 있어서 처음엔 밍밍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평양냉면을 좀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물롱 평냉 메니아 분들은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진에 안나왔지만 냉면집에 빠질 수 없는 무절임도 나옵니다. 

이 집에서 꼭 먹어야 하는 녹두전, 퀄리티 좋음
이 집에서 꼭 먹어야 하는 녹두전, 퀄리티 좋음

 녹두전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미 막걸리도 다 따라놨는데, 이게 정말 막걸리 최고 안주입니다. 겉바속촉에 고소하고 잡내없는 맛있는 녹두전입니다. 2-3명에 한 접시 정도 시켜서 맛 보시고 막걸리도 한잔 같이 드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젓가락 몇 번이면 죽죽 갈라지는 녹두전
젓가락 몇 번이면 죽죽 갈라지는 녹두전

바삭하게 잘 튀기듯이 구워진 녹두전은 젓가락만 갖다대도 이렇게 죽죽 갈라집니다. 속에 들어간 고기에선 잡내 전혀 없구요. 따뜻할 때 한 젓가락씩 드시면 정말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녹두전은 이 집이 제일 좋았습니다

녹두전에 빠질 수 없는 막걸리
녹두전에 빠질 수 없는 막걸리

 녹두전엔 막걸리 하셔야죠. 장사 잘 되는 집 막걸리는 빨리빨리 소진되고 만든 지 얼마 안된 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막걸리가 싱싱합니다. 이런 집에 오시면 술을 많이 안 드셔도 한 잔 정도 즐기시는 건 강력추천입니다. 

이제 메인, 평양냉면

을밀대 평양냉면, 양지와 소뼈로 10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
을밀대 평양냉면, 양지와 소뼈로 10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

 드디어 메인코스인 평양냉면이 나왔습니다. 육수는 양지와 소뼈를 10시간 이상 고아서 만든 것으로 맑고 진한 육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약간의 간이 느껴지는 육수인데, 이건 개인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양지고기 몇 점과 계란, 오이, 무절임 등 평범한 고명이 들어 있고, 면은 메밀과 전분이 섞여 약간 굵게 뽑았습니다. 

보통 성인이면 적지 않은 면 분량
보통 성인이면 적지 않은 면 분량

면이 소복히 쌓여있는데, 양이 적지 않습니다. 한 그릇 다 드시면 일반 성인분들은 배부름을 느낄 수 있는 양입니다.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육수에선 진하고 고소한 육향이 있으므로 일단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추가적으로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나 겨자를 넣어서 드셔도 됩니다. 

 입문자 분들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김치와 같이 드셔도 되고, 식초나 겨자 등 기호에 맞게 추가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평양냉면을 꼭 심심하게 먹어야 한다는 건 개인적으로 편견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평양냉면 특유의 육수 맛을 즐겨보셔야 진정한 맛을 보시는거라 생각합니다. 

 잘 드시는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평양냉면은 다 먹고 집에 와서 잠자리에 들면 왠지 모르게 다시 생각납니다. 술 드시는 분들은 가위로 면을 잘게 잘라서 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함께 떠 드시면 훌륭한 소주 안주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집 평양냉면이 절대 다른 집보다 맛이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및 총평

 강남 한 복판에서 초보부터 고수까지 평양냉면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맛집입니다. 녹두전은 꼭 같이 곁들여 드시길 권합니다. 평양냉면 맛집이 서울, 경기에 여기저기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주기적으로 찾아 먹는 집이기도 합니다.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분이나 입문자 분들 모두에게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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